설레는 여행을 계획했는데 여행 기간이 생리 기간과 겹쳐서 난감했던 경험이 여자들은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25일~31일 여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마침 30일이 월경 예정일이다. 인위적인 약을 먹는 게 부담스러워 생리를 3~5일 늦게 하는 경우도 있기에 운에 맡겨볼까 하다가 여행을 망치고 싶지 않아 약국에 가서 경구피임약을 샀다. 약사님께 언제부터 먹어야 하는지 물었는데 명확한 대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열심히 검색해 보았다.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이란?
생리를 미루는 약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생리 스케줄을 조정하기 위해 먹는 약은 알고 보면 약국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경구 피임약(經口 避妊藥, Combined oral contraceptive pill, COCP)이다.
경구 피임약은 피임을 위해 복용하는 피임약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되었다.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며 배란 억제, 정자의 자궁 내 침입 억제, 수정란의 착상 억제에 효과가 있다. 경구 피임약은 피임 이외에도 월경 주기의 변경, 생리통(월경 곤란증)의 완화, 자궁내막증의 치료에도 쓰인다.
경구 피임약은 월경 시작일로부터 하루 1정을 정해진 시간마다 21일 동안 복용하고 7일 동안은 쉬는 주기가 기본이다. 이 때문에 1개 시트마다 21정 또는 28정으로 구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 원리
다음은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씩(날짜 수로는 5~7일씩) 경험하는 월경, 즉 생리이다. 자궁벽이 전부 체외로 배출된 후 다시 여포가 성숙하여 배란하도록 하는 주기가 월경주기이며, 여성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28일 전후이다.
- FSH(여포 자극 호르몬)의 분비
- 여포가 성숙해짐
- 에스트로겐 분비(FSH 억제, 황체 형성 촉진)
- 프로게스테론 분비(자궁벽을 두껍게 하여 임신 대비, FSH 억제)
- 수정되지 않음
- 자궁벽이 허물어짐
- 월경이라는 과정을 거쳐 여성은 난자를 배출하고, 생리하게 된다.
경구피임약은 이러한 여성의 배란 과정에서, FSH(여포 자극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두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극소량 혼합한 것이다. 피임약 정제를 지속해서 복용하면 위 두 가지 호르몬이 지속해서 공급되어 뇌하수체에서는 이미 임신이 이루어진 것으로 오인하여 더 이상 난소에서 난자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막게 된다. 배란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피임약을 복용하는 동안(21일)에는 생리가 일어나지 않으며, 복용을 멈추는 휴약기(7일)에 생리가 발생한다.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 종류
- 1세대
- 부작용으로 현재 판매 허가된 제품 없음
- 2세대 : 에이시스, 미니보라, 라니아 등
- 일반 의약품 분류되어 처방 없이 약국 구매 가능
- 레보놀 게스트렐이 들어가 혈전 발생 위험 낮음
- 여드름, 다모증, 체중 증가 등 부작용 생길 수 있음
- 3세대 : 머시론, 마이보라, 멜리안, 센스데이 등
-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처방 없이 약국 구매 가능
- 여드름, 다모증과 같은 2세대의 부작용은 개선되었지만, 혈전 위험성 2배 높음
- 비만, 흡연자, 뇌 정맥이나 하지 정맥 등 혈전 위험이 있는 경우 3세대 피하기
- 4세대 : 야즈, 야스민 등
- 전문 의약품으로 의사 처방 있어야 구매 가능
- 체중 조절과 여드름 개선 효과 있음
- 혈전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의사 처방 필요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 복용 방법
생리 예정일을 기준으로 최대 14일, 최소 7일 전부터 복용을 시작하여 원하는 날까지 휴약기(약을 먹지 않는 기간) 없이 복용하며 피임약을 중단하게 되면 보통 3~5일 이내에 생리가 시작된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잊어버리지 않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려면 ‘아침 식사 후’, ‘저녁 식사 후’ 등과 같이 일정한 시간대를 정해두는 것이 좋고 만약 피임약 복용 후 메스꺼움을 경험했다면, 복용 시간을 잠들기 직전으로 조정하면 보다 편리하다. 또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자다가 일어나서 약을 먹기는 어려우므로, 여행지의 시차도 고려해 복용 시간을 처음에 정해두면 편리하다.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 부작용
- 혈전증 : 혈전증 발생 위험 증가. 특히 35세 이상 흡연 여성의 경우 혈전증 유발 가능성이 높아 피임약 복용 금기됨
- 불규칙한 월경 : 경구 피임약 복용 초기에는 불규칙한 월경, 점상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음. 대부분 3개월 이내 안정화됨
- 메스꺼움 : 복용 초기에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됨
- 기분 변화 : 우울감, 불안감 등의 기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
- 약물 상호작용 : 경구 피임약은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으므로, 다른 약물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 의사와 상담이 필요
- 생리 늦추는 약의 효과를 증가시켜 부작용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약물 : 일부 고지혈증 치료제(아토르바스타틴), 고혈압․부정맥 치료제(메토프롤올), 혈액순환 개선․두통 치료제(플루나 리진), 비타민 C, 간대사 효소 억제제(인디나비어, 플루 코나졸)
- 생리 늦추는 약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약물 : 암피실린, 테트라싸이클린, 일부 항경련제(페니토인, 카르바마제핀), 바르비탈계 진정제 (프리미돈, 페노바르비탈 등), 결핵약(리팜피신), 세인트존스워트(성요한풀)
- 생리 늦추는 약에 의해 부작용이 증가하는 약물 : 일부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 진해거담제(테오필린)
- 생리 늦추는 약에 의해 효과가 감소하는 약물 : 인슐린, 경구용 혈당강하제
생리 미루는 약(경구 피임약) FAQ
Q : 경구 피임약 먹는 걸 까먹었을 때 ?
A : 원래 복용해야 하는 시간으로부터 12시간 이내에 생각난 경우 즉시 1정 복용, 12시간 이상 지난 시점에 알았다면 즉시 1정 또는 2정 복용 후 그 이후 시점부터 정해진 시간에 복용
Q : 경구 피임약 먹고 토했을 때, 약을 또 먹어야 하나요?
A : 경구 피임약 복용 후 4시간 이내에 구토한 경우 복용 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여 상황에 맞게 추가 복용이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