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마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비행기에서 난감한 경우가 발생한다. 나 같은 경우는 입국 신고서 작성이었다.
여행책을 사면 대부분 앞부분에 입국신고서 작성 요령이 적혀있곤 한다. 그런데 책과 입국 신고서가 100% 똑같지 않을 때는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승무원에게 물어보기도 했었는데 승무원도 시원한 대답을 못 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써도 맞나 찜찜해하면서 냈던 기억이 있다.
이번 호주 여행은 패키지여행이라 그런지 하나투어에서 친절하게 입국카드 작성 요령을 같이 동봉해 주셔서 편하게 작성할 수 있었다.
호주 입국 신고서 작성 방법, 주의점
- 호주 내에서 체류할 주소 : 호주에서 머무는 곳의 주소, 보통은 호텔 주소를 쓰면 된다. 입국카드 작성 요령에는 '주' 부분에 NSW라고 적혀있었는데 시드니가 어디 주인지 몰랐던 나는 NSW를 쓰는 게 맞는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확인차 승무원에게 물어봤으나 승무원도 모른다고 했다. 마침 옆자리 호주에 사시는 한국인 아저씨께서 NSW로 쓰면 된다고 알려주셔서 마음의 평화가 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시드니는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주이며 New South Wales에서 한 글자씩 딴 NSW가 주의 공식 약칭이다.
- 의약품 : 호주 여행 전에 제일 걱정이었던 부분이 의약품이었다. 호주 여행 카페를 찾아보니 호주는 의약품에 대해 매우 까다롭다고 한다. 진통제, 소화제 같은 일반 약국에서 사는 약은 문제가 없으나 감기약, 혈압약, 고지혈증과 같은 조제약은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어른들과 함께 간 여행이라 조제약이 매우 많았다. 여러 명의 여러 약들의 처방전을 받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꽤 소요되어서 여행 카페를 샅샅이 찾아봤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은 영문으로 의약품 리스트를 준비해서 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처방전 대신 의약품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리고 입국카드의 1번 의약품을 가지고 들어오느냐는 질문에 무조건 '네'라고 표시해야 한다.
- 육류 : 호주가 의약품과 함께 까다로운 것이 육류 반입에 대한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컵라면을 가져갔는데 괜찮았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어떤 사람은 라면수프에 소고기가 들어있어서 라면은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글도 있어서 겁쟁이인 나는 소고기볶음 고추장 대신 그냥 고추장으로 바꿔 가져갔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라면 2개를 챙겨갔다. 그리고 6번 육류를 가지고 들어오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표시했다.
호주 의약품 육류(라면) 신고
의약품, 육류를 가지고 있다고 신고하고 호주에 입국하니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의약품, 육류를 가지고 오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줄을 서게 된다.
내 차례가 되면 가족들의 캐리어를 한꺼번에 모아두고 냄새를 맡는 개가 와서 캐리어 주변의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직원이 육류는 뭐냐고 질문을 했다. 라면이라고 대답했는데 못 알아듣는 것 같아 코리안 누들이라고 말했더니 그냥 통과시켜 주었다.
결국 인터넷 검색해 가며 어렵게 적은 내 의약품 리스트들은 보여주지도 못한 채 검색대를 통과했다. 통과해서 기쁘기도 했지만, 의약품 때문에 많은 시간 걱정했던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카페 글들을 보면 무작위로 캐리어를 열어 약을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런 경우도 의약품 리스트를 보여주면 대체로 쉽게 통과하는 것 같다.
조제약이 있는데 의약품이 없다고 체크하고 들어오다가 걸리는 경우 벌금이 있을 수 있으니 제대로 신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호주 여행 필수 준비물
- 의약품 리스트 : 조제약이 있을 경우 입국 신고서에 신고하고 약에 대해 질문을 하면 의약품 리스트를 보여주면 된다.
- 일회용 슬리퍼 : 요즘 환경을 생각해서 호텔에서 치약, 칫솔과 같은 객실 내에 비치된 다양한 편의용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호주 호텔에서도 객실 내 슬리퍼가 없었다. 객실 안에서 신발을 신는 게 어색하고 불편한 한국 사람들은 일회용 슬리퍼를 챙겨가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을 타고 가는 경우 대한항공에서 제공하는 기내용 일회용 슬리퍼를 잘 챙겨서 호텔에서 사용하면 좋다.
- 생수 : 호주 호텔에는 무료 생수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호주 사람들은 보통 10명 중 6명은 수돗물을 마신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수돗물을 마시는 게 싫거나 해외에 가면 물갈이 하는 경우는 생수를 많이 싸 오는 것을 추천한다. 호주 편의점에서 생수는 600ml 기준 2.99~3.99$ 한화로 3~4천원으로 매우 비싸다. 단 생수를 많이 가져올 경우 캐리어 수화물 무게를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생수 500ml 기준 대략 530g 정도 나온다.